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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영 시인 / 추젓
밀려온다. 대명항 젓갈 축제. 봉지마다 몇 키로씩 뒤엉겨 담기는 생새우의 수염 사이로 저 벌판에 우거진 누런 이삭들, 흙덩이 갈아엎는 경운기 옆을 가진 것 없이 일 안 하고 지나온 죄가 밀려온다. 어머니의 운명을 지키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빈 죄, 고개 떨며 도정(搗精)되기 직전, 숨 막혀도 보고 싶다 말하지 않은 죄, 출렁이며 로그인 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 죄들이 온다.
진 날, 개 사타구니에 뒹굴어 비천해지고, 폭탄비 뒤집어 쓸 물결 피해 산동네로 이사했던…… 또 떠나려고 떠밀리며 배들이 돌아온다.
포구로 잡혀온 잔 새우들 틈에 끼어 죽지도 못하고 꼬물거리는 작은 게딱지 속 부드러운 살점은 눌려가고, 잘못했다, 참 잘못했다. 굵은 소금 뿌려 버무린 죄들 저려지는 시간, 아직도 한참 곰삭아야 팔려 나갈 가뭇한 두 눈 감지 못한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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