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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나 시인 / 냉장고의 공식
나는 냉장고에서 썩고 있다 목요일은 냉장고에서 싱싱했고 목요일은 냉장고에서 썩고 있다
나는 냉장고에서 냄새나고 짜증난 표정 반성의 허리는 놓아버린 목요일 플라스틱 밥은 갈비뼈에 주렁주렁 매달린다 냉장고에서 배가 부르다
썩는 소리는 밤의 북풍을 달고 사방 전화기로 퍼져간다 너는 나를 견디다 소금을 쏟아 부을 때 내손을 뿌리치고 소금의 손을 잡을 때 나의 이마는 밝아온다 어깨높이의 꽁꽁 언 밥 덩어리들 냉정한 복도를 지나며 가벼워진다
쿵 쿵 쿵 코를 고는 꿈 쿵 쿵쿵 눈을 뜨는 꿈 나갔다가 들어오는 불빛 뒷짐 진 평화
냉장고의 공식이다
나는 냉장고에서 썩는다 냉장고에서 천 번째 억울하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9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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