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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임승환 시인 / 세라핀의* 광기 그리고 시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7.

임승환 시인 / 세라핀의* 광기 그리고 시

-검찰청 또는 경찰서 조사관

 

 

  그녀의 고양이가 보였다

  처음에 자신의 고양이라고 보여주던

  통통하고 앙칼진 고양이 대신 털들이 들쑥날쑥 뽑힌 더러운 고양이다

  냄새나는

  애완동물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투박한 손으로 빗질을 한다

 

  그녀의 고양이가 또 보인다

  도대체 고양이를 몇 마리나 키우느냐고 하니

  단 한 마리만 키운다는 대답이 온다

  정수리가 맨들맨들 해어져

  고양이 털 모자를 둘러쓴 고양이를 보았다

 

  신의 계시를 받아

  고양이를 자식으로 키운다는 그녀의 눈을 본다

  흰자위가 칠십 할은 덮은 작은 눈동자 안에

  살이 오른 고양이가 보인다

  가까이서 야옹야옹 캔버스를 할퀴어댄다

 

* 프랑스의 소박화가로 광기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9월호 발표

 

 


 

임승환 시인

1968년 서울에서 출생. 2008년 《문학 ․ 선》을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