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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금난파 시인 / 해몽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7.

금난파 시인 / 해몽

 

 

  고개를 못 든 지 오래됐습니다 인터뷰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거울은 실내장식의 빈틈일 뿐 일몰 때마다 빠져들지만 폭로하고 싶은 유혹은 멀리합니다 거울이 무대를 지배한 지 몇 해가 지났습니다 주제는 없습니다 이미지로 먹고 삽니다 보십시오, 표정을 삼킨 이미지를

 

  로댕의 입체적인 손길을 닮고 싶습니다 칼레의 시민, 나는 아름답다…… 걸작은 위작에서도 빛이 나는 법 긴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눈빛을 감추기 위함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말수를 아끼는 전략, 누구도 나의 예술을 퍼포먼스로 치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고개를 못 든 지 오래됐습니다 때로는 이마에서 손을 떼지 못할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거울이 커질수록 못은 굵어지는데 손가락은 한없이 가늘어집니다 관람객은 이마에 손을 얹은 나를 로댕처럼 떠받듭니다 이들은 상하를 관조하는 생활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지에 집착할수록 속이고 싶다는 욕망은 더욱 강해집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9월호 발표

 

 


 

금난파 시인

1981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 2010년 웹진 《나비》 신인상을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