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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황형철 시인 / 광대나물과 아지랑이의 역학적 관계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8.

황형철 시인 / 광대나물과 아지랑이의 역학적 관계

 

 

    어느 누가 애면글면 울고 있는가

    숭숭 뿌려놓은 듯한 광대나물 눈시울 붉다

 

    별 요량도 없이 나는

    와락 안아주고 싶다가 한 번 꽉 깨물어주고 싶다가

    그냥 어루만지기로만 하는데

 

    꽃숭어리 간곡하게 일제히 흔들리니

    솔솔바람이 일어

    잠에서 깬 방울새 바르르

    먼발치 꽝꽝나무는 햇살과 듬쑥듬쑥 하고

    강건하던 앞산 뒷산 앞다퉈 몸을 푸는 사이

    봄날은 가고

 

    하릴없이 아지랑이가 가물거리는 것은

    땅이 삼킨 꽃의 눈물이 부글부글 끓기 때문이다

 

    이제 그 행적을 따라 적어 보기로 한다

    두근거림을 묻고 쭈빗쭈빗 맨발로 간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10월호 발표

 

 


 

황형철 시인

1975년 출생. 199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의 당선과 계간 《시평》을 통해 등단. 현재 계간 『시와사람』 편집장과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