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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시인 / 북소리의 뒤쪽 2
허(虛)를 빚기 위해 오랜 파장으로 머무는 한생이 지나간 소리의 뒤를 듣는다
육신을 버리고서야 가지게 되는 속 속을 가지고서야 가둘 수 있는 깊이 그러나 그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인 듯 이면을 벗고 북이 소리를 짚을 때
적막의 처소는 태어난다 멈추기 위해 폭이 생기고 떨림의 간격으로 경계가 이어지는 곳 물려받은 울음을 먹고 살다간 짐승이 다시 태생으로 향하는 무덤
북을 쳐 속을 꺼내보는 것은 짐승의 후생을 청견(請見)하는 일이지만
북소리는 외부를 삼키지 않는다 느슨한 무늬로 이어진 가죽과 스스로 껴안은 몸의 곡선은 공중에 흩어질 고저를 묶으며 온 구석을 여는 통점들
소리가 사라지고 남은 떨림으로 그 속을 닫는다 닫고 나서 열린 뒤 적막을 건널 수 없어 내게 머물기 시작한 이명이 현재를 묻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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