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인 / 엄숙
나는 혼자 뫼 위에 올랐어라. 솟아 퍼지는 아침 햇빛에 풀잎도 번쩍이며 바람은 속삭여라. 그러나 아아 내 몸의 상처받은 맘이여. 맘은 오히려 저리고 아픔에 고요히 떨려라. 또 다시금 나는 이 한때에 사람에게 있는 엄숙을 모두 느끼면서
김소월 시인 /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그림자 같은 벗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
오늘은 또다시 당신의 가슴속, 속모를 곳을 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
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에 쓰라린 가슴은 그것이 사랑, 사랑이던 줄이 아니도 잊힙니다
김소월 시인 /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저뭅니다.
해가 산마루에 올라와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밝은 아침이라고 할 것입니다.
땅이 꺼져도 하늘이 무너져도 내게 두고는 끝까지 모두다 당신 때문에 있습니다.
다시는, 나의 이러한 맘뿐은, 때가 되면, 그림자 같이 당신한테로 가오리다.
오오, 나의 애인이었던 당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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