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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 시인 / 그리움
바람이 불어도 눈뜨지 않는 나무여.
파도로 출렁이는 그리움으로 네 앞에 서 있다.
황금찬 시인 / 길
언덕에는 미운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나는 언덕길을 전설처럼 걸어내리고 있었다.
누구나 한번은 오고 가는 길이라는데
왜 오늘 이 길엔 나 혼자뿐일까?
가는 길은 모두 이렇게 적막했을까?
이젠 외롭지 않다. 구름과 같이 가고 있다.
황금찬 시인 / 꽃 한 송이 드리리다
꽃 한 송이 드리리다. 복된 당신의 가정 평화의 축복이 내리는 밝은 마음 그 자리 위에 눈이 내려 쌓이듯 그렇게 -.
꽃 한 송이 드리리다. 지금까지 누구도 피워본 일이 없고 또한 가져본 일도 없고 맑은 향기 색깔 고운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마음의 문을 밀고 계절이 놓고 가는 선물처럼
잎이 살고 줄기가 살아나며 죽어가는 뿌리, 그리고 기후도 살게 하는
신기한 꽃 그 한 송이르 우리들이 살아가는 것이여.
어린 행복 위에 성장한 정신 위에 가난한 금고 안에 땅 흘리는 운영 위에 꽃이여, 피어나라.
임술년 새날 아침부터 이 해가 다하는 끝날까지 피기만 하고 언제나 지는 날이 없는 꽃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 또한 높아 하늘의 천사등도 부러워하는 그 꽃 한 송이를 축원의 선물로 드리렵니다.
황금찬 시인 / 나비의 소녀
그 나비의 소녀도 지금쯤 늙었으리
구름의 언덕에서 장미의 노래를 부르던 나비의 소녀
내가 염소를 몰고 언덕을 오를라치면 소녀는 단발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한떨기 장미꽃을 부르곤 했었지
6월은 우리들을 슬프게 했었네
소란스러운 강물 6월은
나비의 소녀는 지금 어느 언덕에서 날고 있을까
구름은 피어 있는데 장미의 노래는 들려오지 않네.
황금찬 시인 / 나의 층계
나의 처음 층계는 꽃이었다.
갈수록 그것은 돌층계였다.
그 위의 층계는 형극이었다.
앞서간 사람들도 이 층계를 밟고 갔을까
한 층계 사이가 천 린가, 만 리
그들도 이 층계에서 방황했을까
산다는 것은 피, 그리고 땀 다시 눈물이다.
이쯤에서 머무를 수 없을까 나의 형벌을.
황금찬 시인 / 너와 나의 거리
우리들이 만나는 날엔 언제나 태양이 없었다.
네가 비운 술잔에 달이 뜨고
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를 네 귀에 담고 있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멀고 가까움의 거리는 시간과 공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너와 나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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