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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용 시인 / 고등어가 있는 풍경
어부들은 그물 속에 찰랑거리는 투명을 길어 올린다. 포구의 바닥에는 눈알들이 부러져 있다. 물로 그린 형상이 시간 속에 무엇을 남겨놓았나. 심해에 무덤을 남겨놓을 수 없는 운명 종족의 기억으로 핏자국을 씻을 때 아득한 개펄너머 물컹물컹 울음이 번진다.
허리 질끈 묶은 아낙이 도마 위 칼질로 대가리 갑각류 비릿한 내장을 싹둑 훔쳐낸다. 좌판대 아래 플라스틱 통에서 미추(美醜)의 한 생이 절여진다. 양은 냄비 보글보글 상념 끓는 소리 빈한한 몸은 겨울 한 병을 마시는가.
낡은 연안에서 잡혀 올린 물 떼 주변의 깃대와 밀대 한 여름 철 바다를 향했던 초로(初老)의 장화 뿌연히 비 내리는 어시장에 호객소리 멈췄는데 파드닥!바닥에서 마지막 눈을 부릅뜨는 자의 항거 어등(魚燈)은 타오른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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