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서진 시인 / 폭풍주의보 - 거울
깨지기 쉽게 형성되었습니다. 나는 가파른 벽면에 걸었을 때 완성되었습니다 날마다 얼굴을 들이밀며 자주 표정을 바꿨지만 금방 뒤돌아서는 당신의 등을 사랑합니다 얼굴을 씻고 나를 보여도 옆면을 보지 못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기는 나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무것도 끌어안지 못하는 차가운 이마 부서질 것만 같은 전체 혹은 부분 당신이 내게 보인 만큼 나 또한 내 속을 보이고 말았으니 그러나 얼굴의 내부에는 가장 어두운 뒷면이 있습니다
한 가지 표정을 갖지 못한 자 당신은 오른쪽에서 말하고 나는 왼쪽만을 흉내 내는
틈이 많은 저녁이 지나갑니다
어둠으로 꽉 찬 내면은 질끈 눈을 감아버리는 감정 제자리만 비추는 위태로운 개체 나는 절실히 보호가 필요 합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3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향림 시인 / 종이학 외 4편 (0) | 2020.08.02 |
|---|---|
| 김윤선 시인 / 애리조나 카우보이풍의 중심 생각 (0) | 2020.08.01 |
| 신용목 시인 / 다른 곳으로 꿈꾸러 간다 (0) | 2020.08.01 |
| 정이랑 시인 / 눈 오시는 밤 (0) | 2020.08.01 |
| 김혜영 시인 / 고래의 입술 (0) | 2020.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