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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종천 시인 / 가방 만들기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4.

최종천 시인 / 가방 만들기

 

 

  방도 가방의 일종이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 가신다로 방을 만들고

  아버지 가방에 들어 가신다로 가방을 하나 만든다.

  방에 들어가는 가방과

  가방에 들어가는 방이 있다.

  가방이란 방이 됨이 가한 것을 말한다.

  친구가 가석방 되어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 그를 숨길 가방을 만들어

  그를 석방하자, 그를 해방하자

  가방들의 빛나는 이빨을 보라

  가방은 입을 꼭 다물고 진실에 대하여

  말을 아낀다. 감방에 들어 갈 지라도,

  감방의 방에 들어간 가방을 위하여

  사람들아 말을 아끼자

  가방을 만들자.

 

웹진  『시인광장』 2012년 5월호 발표

 

 


 

최종천 시인

1954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86년 《세계의 문학》과 1988년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눈물은 푸르다』(시와시학사, 2002)와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창비, 2007),  『고양이의 마술』(실천문학사, 2011)이  있음, 2002년 제20회 신동엽창작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