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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경후 시인 / 첫눈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4.

김경후 시인 / 첫눈

 

 

  이미 내린 첫눈이

  지금 처음 내린다

 

  내린 적 없는 눈이

  아직 내린다

 

  불지도 않은 바람이

  있지도 않은 소용돌이무늬를

  기억하고

 

  이미 사라진 바람은

  있지도 않은 나의 날개를

  찢어

  입 속으로

  흩뿌린다

  눈,

       눈,

     눈, 눈,

  눈,

                                         눈,

     눈,

                      눈,

  아무것도 아닐 수 없는

  내릴 수 없는

  마지막 눈이 이제야 끝나지 않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5월호 발표

 

 


 

김경후 시인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명지대 문창과 박사과정 수료.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민음사, 2001)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