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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미정 시인 / 노이즈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4.

김미정 시인 / 노이즈

 

 

무너진 밤이 도착했다

 

당신을 향한 주파수

 

뭉개진 귀였고 화살이었고 오래된 암호였다

 

영화는 시작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표정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다 당신이 던진 문장이 날아오른다 신호음 가득한 화면 누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쯤 잘린 실루엣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부러진 대화가 바닥에 흩어진다 우는지 웃는지 입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당신에게 갈 수 없다 의자와 의자 사이 모자이크 된 언어들 어둠의 안과 밖이 잠깐 환해진다

 

 흔들리는 스크린으로 검은 새떼가 날아가고

 

 돌아서지 못하는 발걸음이 짖어댄다

 

계간 『미네르바』 2020년 봄호 발표

 

 


 

김미정 시인

2002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 2009년 《시와 세계》 여름호 평론 당선. 시집으로 『하드와 아이스크림』(시와세계, 2012)과 『물고기 신발』(천년의시작, 2019)이 있음. 2012년 제3회 시와세계작품상 수상.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