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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엽 시인 / 신우대
광야를 떠도는 손들 바람의 넋 머물다 떠난 자리, 밤이면 어깨 기운 뭇별들 휘파람 좇아 파르스름한 달빛 엇비슴엇비슴 줄을 긋고
숨죽인 채 미동조차 없는 상념의 골짜기 깊이를 알 수 없이 저물어 가고 가슴 먹먹해지는 뜨거운 시선 한번 느껴 보지 못한 채 사시사철 바람의 푸른 서슬 맞서 방패막이로 일관 해온 생
고통은 빛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통로, 삼씨 같은 믿음 하나로 한 치의 드팀새 없이 늑골과 늑골 바짝 밀착시키고 서로의 심장 박동 별빛 삼아 위아래니 딱딱 부딪치는 지독한 고독의 협곡 말없이 건너가려니
기억은 각인된 역사의 다른 이름 천둥 번개 허공 내리 찢을 때마다 잠자던 수백 수천의 혼 일시에 깨어나 과녁 향해 돌진에 돌진을 거듭
다수의 침묵은 강철 같은 힘을 지녔지 단단한 빙벽 난도질하듯 처연한 가슴 조각내 살 한 점 머물지 못하게 닦달에 닦달을 거듭해 온 처처한 목숨 씻지 못할 죄 지은 듯 오늘도 한데서 곱송그린 채 욜랑욜랑 뒤척거리다 제 안의 우물 속으로 깊숙이 침잠하는
오직 한 곳만 응시하며 버텨 온 우둔한 기다림의 끝은 무엇인가 밀리고 밀려 인적 끊긴 빈터에 옹색하게 붙어 서서 한 마디 넋두리도 못한 채 사스락사스락 빈창자만 한사코 쥐어짜는
웹진 『시인광장』 2012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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