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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시인 / 겨울 궁전과 떠나온 철새들
우리는 이별에 굶주린 철새들
사냥철이면 오래된 정원으로 몸을 숨기고 사냥꾼을 찾아 마을로 내려간 어른들은 어쩐일이지, 돌아오지 않네
나는 견해가 다르지만 이견을 말하는 것은 어릿광대보다 미천한 짓이야 어제는 아무렇게나 물감을 뿌려 데칼코마니를 완성했는데 인물들은 제멋대로 살아나 서로를 헐뜯고 비난한다 우리는 진정한 춤의 세계와 아름다운 자세를 알고 싶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새들도 더러는 있다 사냥철에 마을로 내려간 어른들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혹시 살인이라도 한 걸까 철새들의 정치 활동은 불법이었을까 낭설과 음란한 염문만 떠돌고 추방에 대한 불안으로 떨다가 우리끼리 마주 앉아 속삭이고 낄낄대고
... 돌아오지 말걸 그랬어요 예의 모르는 사람들로 창문을 열면 시궁창이 보여요
저주받은 연인들의 대사를 읊조리다 떠나간 애인을 원망하는 사내도 있었다 고지식한 구경꾼들은 추위에 떨며 철모르는 시절을, 광장의 탄생이라고 믿는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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