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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식 시인 / 매미
겨울 아침 시린 마당에 누운 매미 스티로폼 박스를 치우자 불쑥 빠져나온 몸 저 한 몸이 지난여름 실컷 울었을 울음이 다 빠져나가고 허물어져 누워 있다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담벼락 밑에 버려진 껍데기 여름내 운다는 것은, 산다는 것이라는 듯이 다 울어버리고 남은 몸 지난여름 나무에 매달린 울음이 잎으로 퍼져 나무는 더욱 푸르렀을 것이다 오늘 아침 저 죽은 몸을 후줄근히 쳐다보는 내 몸도 빈껍데기로 서 있을 뿐 저 몸을 빗자루에 쓸어 으름나무 밑에 던져 묻는다 잘 썩었다, 매미야 내 마른 몸은 울지도 못하고 울음의 껍데기로 서서 썩을 비애로 움직인다
웹진『시인광장』 2012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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