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오유정 시인 / 심장 속의 새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9.

오유정 시인 / 심장 속의 새

 

 

  손잡이를 아무리 돌려도

  열리지 않는 문이 있지요

  여린 심장을 위해

  달아놓은 것이었다는데

  그때부터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죠

  내가 두드릴 때면

  안으로 몇 겹씩 잠기곤 했죠

  나는 아픈 기억이 될 줄 모르고

  자꾸 두드렸지요.

  두드리다 두드리다 철없는 내 손길도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는데요

  단단하게 닫혔던 그 문이

  부딪혔던 내 손가락에 헐거워져

  땅으로 떨어졌는데요

  부러진 날개를 안고 우는

  어린 새 한 마리

  내 손가락이 놀라는 소리에 새도 발발 떨었는데요

  노크 소리를 먹고 자랐을 새 한 마리,

  창백한 모습이었지요

  마른 털이 군데군데 뭉쳐서

  휘둥그런 눈을 화들짝 뜨고

  더 이상 두근거리지 않았는데요

  여린 심장에도 이력이 생겨

  미리 다잡아 놓는 것을 몰랐던 것,

 

웹진 『시인광장』 2012년 7월호 발표

 

 


 

오유정 시인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 경희사이버대학교 및 한남대학교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졸업. 1999년 《해동문학》 2004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