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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시인 / 끈
결혼반지를 찾으려고 서랍을 뒤지다가 새 구두끈 한 쌍을 발견했네 마트사업, 빚보증 시달릴 때 끈 떨어진 구두처럼 보일까 겁났지 애써 그녀 배꼽에 내 허리를 밀어붙였어 잃어버린 반지를 찾다가 문득 깨달았네 결혼반지는 아내와 이어진 둥근, 끈 아내의 둥근, 밥상 단단히 묶여 풀어지지 않는, 매듭
동창회 간 아내, 우산 갖고 나오라 성화네 오랜만에 신은 뾰족구두, 발 아프단 투정에 슬리퍼를 벗어주고 맨발로 비 내리는 아스팔트길을 천천히 걸어보네 흘러내리는 빗물의 신발이 맨발에 신겼다가 이내 벗겨지네 내 발에는 늘 허름한 끈 없는 신발 하나 신겨져 있었던 거야 맨발로 걷는 아스팔트길은 차갑고 상쾌하네 빗물이 발가락에 낀 때를 씻어주네 아내 겨드랑이에 손을 슬쩍 집어넣네 처진 젖가슴이 뭉클, 손 안에 가득 잡히네 그녀도 점점 헐렁해지고 있는 걸까?
오늘 밤, 그녀 끈을 꽈~악 당겨봐? 내일은 구두끈을 새 걸로 바꿔야겠어,
웹진 『시인광장』 2012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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