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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자 시인 / 청춘 그, 포스트 모더니즘
푸른 잎사귀같은 얼굴이 어둠을 돌아 내게 오는 밤이면 나는 멀고 긴 이름 하나를 꺼내 닦는다
불꺼진 이마에 별이 켜지고 축제의 밤 폭죽처럼 터지는 목련
꽹과리 소음속에서 청춘이 입술을 훔친다
나의 긴 머리칼이 그의 어깨에서 출렁일 때 산 뒤에 숨어 꽃 그림자가였던 달빛 그 불속에 우리는 구멍을 뚫었다 한쪽 날개가 타면 마지막 남은 날개로 광야를 유랑하는 나비처럼 무너지고 새 살이 돋아나고 낙엽처럼 뒤척이면서
무덤에서 뛰놀고 무덤에서 만나고 무덤에 몸을 던져 어둠을 지저귀던 고독의 이름들
말하지 마라
비처럼 내린다
숨도 쉬지 마라 떠들지도 마라
청춘이 고요를 핥으며 되돌아간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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