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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자 시인 / 왕쥐똥나무 왕국
황금 띠 두른 가장자리가 황금무늬 벽화다 벽화 속엔 어느 이름 모를 왕국의 문장이 흘러가는 것일까 왕쥐똥나무 세계가 있다 바람이 불면 잎잎이 들어가 문고리 잡아당기는
산사나무 잎을 가진 가문과 당단풍 문양이나 기하학적 문양을 쓰는 가문도 있다 이 왕의 가문에도 왕쥐똥 진골이 사는 마을과 황금쥐똥나무 마을과 쥐똥나무 초록이 사는 마을이 있다 쥐똥나무 가계는 평생 까만 쥐똥 눈이 왕궁의 울타리를 짓는다
수천의 잎잎을 뒤져 내 가계를 찾아다니는 일 세계는 그림자처럼 흔들린다, 바람의 뼈가 담긴 바랑을 가진 나그네가 있다 오래전 이 나무의 가난한 왕자였을 때 저 벽화 속에 그려 넣었을 설계도 세상의 문장을 한 잎 한 잎 그림자 앞에 세우는 것일까 왕쥐똥나무 나라에는 밤늦도록 잎잎이 들어가 문고리 잡아당기는 왕국의 황금색 벽화에 골몰하는 한 왕이 살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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