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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섭 시인 / 꽃 바다
봄에 꽃들이 북상하였다 어느 초년병은 봉오리도 터뜨리지 못하고 숨져갔다 꽃상여 되어 숨져갔다
꽃잔을 건배한 나비떼들이 취한 채 밤새워 시국을 토론한다 사생활을 게워낸다 고운 날개까지 묻혀가며 욕설도 내뱉다가 도시 변두리 퀘퀘한 방 한 칸에 살아도 꽃 몇만 송이 피울 만 큼은 거뜬히 씨 내리게 할 수 있다고 즐거워하다가 끝내 잠들지 못하고 맞이한 아침 제 갈 길로 서둘러 떠나다가
어느 나비는 한 톨의 꽃가루도 심어놓지 못하고 숨져갔다 꽃잎처럼 떨어져 숨져갔다 내년에는 꽃바다 넘실댈는지
한반도에 꽃들이 북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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