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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민 시인 / 옥타곤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16.

조민 시인 / 옥타곤

ㅡ주먹들

 

 

  눈에 주먹이 박혀도, 얼굴이 흐믈흐믈 흘러내려도, 나는 올라가요 옥타곤은 나의 육첩(六疊), 나의 옥탑방. 해골바가지가 그려진 망토를 뒤집어 쓰고 파이터 파이트! 코가 눈이 될 때까지 눈이 귀가 될 때까지 갈 때까지 나는 갈 거예요 승자가 패자가 되고 패자가 승자가 될 때까지 내가 나를 못 볼 때까지 내게서 내가 완전 멀어질 때까지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뱀문신 파이터가 내 얼굴을 깔아뭉개네요 파운딩 연타를 쏘네요 이게 암반가요 암내인가요 구린내와 지린내가 장난이 아니네요 앗, 이건 내 울대야 네 울대가 아니라고! 완전 피고름이 되고 완전 피떡이 되어 코뼈가 나가고 척추가 나가도 내 옥타곤은 뭉개지지 않아요 망가지지 않아요 옥타곤은 나의 방, 옥타곤은 나의 육첩(六疊), 저만치서 시커먼 파이터가 뱀처럼 웃네요 그래요 웃어요 웃어 활활활 피걸레가 되어 피칠갑이 되어 파이팅!

 

웹진 『시인광장』 2012년 9월호 발표

 

 


 

조민 시인

1965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 경상대 국어교육과 졸업, 同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받음.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조용한 회화 가족 NO.1』(민음사, 2010)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