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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란 시인 / 고공비행
헤이 그대, 나 좀 봐요. 안팎의 두 날개면 괜찮지 않나요? 두께나 모양은 달라도 평형은 이루잖아요. 처음엔 불안의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한 겹 한 겹 구름을 떠밀며 오를 줄 알잖아요. 망연자실 저 밑을 내려다보기도 하잖아요. 태양은 빛을 털고 바람은 부드럽게 고공을 내주잖아요.
헤이 그대, 멋지지 않나요? 새처럼 지지지 울다 까르르 웃음으로 수평을 잡는, 어때요 위태로워 보이진 않죠? 지상의 황토를 퍼 올려 천상의 눈부심과 섞으려는데 어울리겠죠?
헤이 그대, 어제는 희망이 뒤를 열고 오늘은 절망이 앞을 가리지만 아득한 고도란 그래야 오를 수 있는 거죠? 두려움은 박차고 모순은 받들어야....... 닿을 수 있는 거죠? 소리 내지 않고도 서로가 서로를 다녀가는 법, 그래야 얻는 거죠?
추락 혹은 착륙을 모른 채 고공비행 중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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