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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산 시인 / 복서
앞발 맹렬히 치켜들 때 당신의 눈동자는 잘 익은 열매 같아 달콤한 과즙에 취한 허공의 걸음걸이 한 컷 한 컷 지상으로 내려앉는
곰곰 생각해 봐 당신의 레프트 훅 라이트 훅 두고 온 다정한 인사를 웅웅거리는 바람의 손등을 또 만나요 서로에게 새긴 지문을
그러니 저 펀치는 고요한 종소리 우리의 뼈 속에 잠든 네 발의 기억들 붉은 발톱이 키워낸 꽃송이들 최초의 하늘 아래 순한 짐승들 나란히 나란히 앞발을 들고 달려가는
두꺼운 양말을 치켜들고 너무 먼 곳까지 흘러왔 구나 허공의 지문을 따라가는 구나 길 잃은 바람처럼 늘 숨이 차구나
엉킨 그림자들 부드러운 지상에 눕히렴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것처럼 잠시 앞발을 세워 악수를 청하며
안녕 좋은 아침 이마를 스치는 상쾌함으로 바람을 가르며 라이트 훅 레프트 훅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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