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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시인 / 번호 자물쇠
계단은 돌아간다 0부터 9까지 뒤에 숨었다가 다시 계단이 되는 얼굴들
잘못 맞춘 눈동자 계단에 올라서기 위해선 아름다운 조합이 필요하다
0은 8을 불러오고 1은 7을 불러온다 불려 온 숫자들은 같은 음색을 가졌다
계단 끝에서 계단이 손가락을 고른다 먼저 자리 잡은 계단의 약속이 흐려진다 다시 시작하려다가 참을성 있게 계속 계단을 올라보지만 숨이 차지 않는다
숨이 차고 마지막 계단에 이르니 벽이 사라졌다 순간 네게로 통하는 길이 보였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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