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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지헌 시인 / 사위질빵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23.

김지헌 시인 / 사위질빵

 

 

  한여름 땡볕의 적막 아래

  베잠방이 젖도록 노동에 절어 있는 사내

  산 너머 노을이 내려앉을 무렵 비로소 두 손 모아

  허리 펴고 경배하던 그 남자

 

  원적도 고향도 모르는 불가촉천민에게

  땡볕 속을 줄기차게 기어오르는,

  목구멍을 치올라오는 하얀 슬픔이

  치욕처럼 온 몸을 감고 오르네

  허공 가득

  하얀 꽃잎들 비명을 지르며

  염천을 건너가고 있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1월호 발표

 

 


 

김지헌 시인

1956년 충남 강경에서 출생. 수도여자사범대학 과학교육과 졸업.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회중시계』와 『배롱나무 사원』 등이 있음. 현재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