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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정지용 시인 / 바다 9

by 파스칼바이런 2020. 4. 16.

정지용 시인 / 바다 9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힌 발톱에 찢긴

  珊瑚(산호)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海圖(해도)에

  손을 싯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도록

 

  회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地球(지구)는 蓮(연)닢인 양 옴으라들고.....펴고.....

 

월간 『詩苑(시원)』 제5호, 1935년 12월호 발표

 

 


  

정지용[鄭芝溶, 1902.5.15 ~ 1950.9.25] 시인

1902년 충북 옥천 에서 출생. 휘문고보 재학 시절《서광》창간호에 소설 〈삼인〉을 발표하였으며, 일본 유학시절에는 대표작의 하나인 〈향수〉를 썼음. 1930년에 시문학 동인으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전개, 해방이 되서는 이화여대와 서울대에 출강하여 시론, 수필, 평문을 발표. 한국 전쟁 중 납북되어 이후 행적은 알지 못하나 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선대백과사전에 1950년 9월25일 사망했다고기록되어 있음. 주요 저서로는 『정지용 시집』, 『백록담』, 『지용문학독본』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