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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황금찬 시인 /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16.

황금찬 시인 /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밤 하늘의 별빛만

네 눈빛처럼 박혀 있구나.

 

새벽녘

너의 창 앞을 지날라치면

언제나 애처롭게 들리던

너의 앓음소리

그 소리도 이젠 들리지 않는다.

 

그 어느 땐가

네가 건강한 날을

향유하였을 때

그 창 앞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나비부인 중의 어떤 개인 날이

조용히 들리기도 했었다.

 

네가 그 창 앞에서

마지막 숨을 걷어 갈 때

한 개의 유성이

긴 꼬리를 끌고

창 저 쪽으로 흘러갔다.

 

다 잠든 밤

내 홀로 네 창 앞에 서서

네 이름을 불러 본다.

애리야! 애리야! 애리야! 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려올 뿐

대답이 없구나.

 

네가 죽은 것이 아니다.

진정 너의 창이 잠들었구나.

네 창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나

모두 부질없구나.

 

 


 

황금찬 시인(黃錦燦 1918년-2017년)

1918년 강원 속초시 출생. 1947년 ,새사람>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하였고 1951년 시 동인 '청포도'를 결성했다. 1953년 <문예>지에 <경주를 지나며>가 추천되어 정식으로 등단했다. 1965년 첫 시집 <현장>을 낸 이후 2008년 <고향의 소나무>까지 거의 매년 시집을 낼 정도로 왕성한 창작을 해왔다. 1948~78년에 강릉농업고등학교, 서울 동성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했고, 1978~80년 중앙신학대학 기독교문학과 교수, 1980년~94년에는 추계예술대학, 숭의여자전문대학, 한국신학대학에서 강의했다. 1996 대한민국문학부문문화예술상. 1992 문화의 달 보관문화훈장. 1990 서울시 문화상. 1982 한국기독교 문학상. 1973 월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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