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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아 시인 / 달의 길을 내다
달빛 심장은 오작교에서 이식되었다 그녀가 당긴 화살의 지령은 시간의 신을 섬기는 일 길은 지름길 같은 긴 곡선으로 산등성이를 넘어간다
블랙홀은 달콤했다 방향은 맞잡은 손끝으로 암호처럼 엇갈렸을까 달뜬 심장을 이식한 눈 먼 여행자들은 새들이 휘어가며 찍어 놓은 지문을 읽지 못했다 등줄기 층층에 매복하고 있는 통증들 우물 속 그림자에게 입을 맞춘 미로는 두 심장을 암벽에 매달았다
날을 세운 발톱으로 달을 찢었다 꽃향기에 찔린 상처에는 굳은살이 박였다 말(言)들이 날뛰다 간 진흙탕에선 겹겹의 소문이 피었다 길모퉁이 구부러질 때마다 꾹꾹 박아 놓은 눈물엔 구름이 굳었다
뚝, 뚝, 동백꽃은 먼 봄을 뱉어내고 흰 심장은 슬몃슬몃 전쟁을 치르던 시간들을 내려놓는다 두드려 보고 또 두드려 보고, 그녀는 시간의 등고선을 정복했을까
모래능선을 박음질하며 뜬 눈으로 길을 내던 달의 지문, 파피루스의 비밀이 천천히 드러날수록 밤의 세상은 서쪽으로 기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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