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구상 시인 / 시심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15.

구상 시인 / 시심

 

 

내가 달마다 이 연작에다가

허전스런 이야기를 고르다시피 하여

시라고 써내니까

 

젊은 시인 하나가 하도 이상했던지

"그러면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하나도 없겠네요"하였다.

 

그렇다!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정녕, 하나도 없다.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 다가 시다.

 

아니, 사람 누구에게나

또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에는

진·선·미가 깃들어 있다.

 

죄 많은 곳에도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듯이 말이다.*

그것을 찾아내서

마치 어린애처럼

맞보고 누리는 것이

시인이다.

 

* 성서의 로마서 5장 20절

 

 


 

구상(具常 1919년-2004년) 시인. 언론인

본명 구상준(具常浚). 호(號)는 운성(暈城). 1919년 9월 16일 일제 강점기 일제 강점기 경성부 출생. 1941년 일본대학 종교과를 졸업했다. 1946년 원산문학가동맹에서 펴낸 동인시집 〈응향 凝香〉에 〈길〉·〈여명도 黎明圖〉·〈밤〉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여기에 실린 작품들이 강홍운·서창훈 등의 시와 함께 회의적·공상적·퇴폐적이라는 이유로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으로부터 '반동작가'로 몰리자 이듬해 월남했다. 〈백민〉에〈발길에 채인 돌멩이와 어리석은 사나이〉(1947)·〈유언〉(1948)·〈사랑을 지키리〉(1949) 등을 발표했으며, 〈영남일보〉·〈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지냈다. 1951년 첫 시집 〈구상시집〉을 펴냈고, 1956년 6·25전쟁을 제재로 한 시집 〈초토의 시〉를 펴내 1957년 서울특별시문화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