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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황금찬 시인 /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17.

황금찬 시인 /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강물 위에

종이배를 띄워 보내고

나는 돌아섰다.

 

낙엽과 같이

그 낙엽의 시간도 지고 말았다.

 

구름이 산을 넘어갈 때

그 구름의 시간도 같이

산을 넘어갔다.

 

어제는 한 친구를 땅에 묻었는데

묻힌 것은 친구만이 아니고

그 친구의 시간도

같이 묻어주었다.

 

한 때는

장미꽃도 시기를 했다는

옛 나의 연인

그 눈초리에 앉아 무지개의

손수건을 흔들던 시간이

오늘은 깊은 주름살 속에

숨어서 구름과 같이 울고 있었다.

 

 


 

황금찬 시인(黃錦燦 1918년-2017년)

1918년 강원 속초시 출생. 1947년 ,새사람>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하였고 1951년 시 동인 '청포도'를 결성했다. 1953년 <문예>지에 <경주를 지나며>가 추천되어 정식으로 등단했다. 1965년 첫 시집 <현장>을 낸 이후 2008년 <고향의 소나무>까지 거의 매년 시집을 낼 정도로 왕성한 창작을 해왔다. 1948~78년에 강릉농업고등학교, 서울 동성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했고, 1978~80년 중앙신학대학 기독교문학과 교수, 1980년~94년에는 추계예술대학, 숭의여자전문대학, 한국신학대학에서 강의했다. 1996 대한민국문학부문문화예술상. 1992 문화의 달 보관문화훈장. 1990 서울시 문화상. 1982 한국기독교 문학상. 1973 월탄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