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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후 시인 / 항아리
옥상에 빨래를 넌다 빨래란 게 별건가 지나간 것들이지 지나간 여름 지나간 셔츠 얼룩진 이불 지나간 일들 지나간 사람 얼룩진 이름
빨랫줄에 걸린 거두지 못한 빨래들 늦가을 밤바람에 기우뚱
옥상 센서등 켜진다 느닷없이 꺼졌다 켜진다 항아리치마 환하게 부풀어 오른다 그 속 빨간 금붕어 두 마리라도 있나 바람물결 일으키며 헤엄이라도 치려나
센서등 켜졌다 꺼진다 별건가 다시 빨래를 넌다 옥상 한구석 빈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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