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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옥 시인 / 방향지시등
검은 피부의 섹슈얼도, ‘안마그렛’의 웨이브 머릿결도, 타인의 멋은 보이지 않았다.
하이힐 톡톡 튀기며 흥을 안겨주는 어느 시인의 토끼 춤도,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로 허공을 치는 열창에도,
그 귀한 결정체들이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예측 못한 속도로 휙휙 돌아가는 꽁무니만 따르다가 꽈당! 부딪치고 나서야 좌우를 살피게 되었다. 한 때 콩깍지 눈에 끼고 가슴 뻐근토록 휘달렸지만 더듬어가야 할 눈이 뜨였다.
하얀 피부의 생머리라도 젊음의 발아도 소중한 것은 한 수 접은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
한창옥 시인 / 이탈(離脫)
잔잔히 밀어도 될 것을 가는 발길 되돌리지 못함도 영하13도 수은주의 뺨으로 흐르는 뜨거운 그것이었지
내 안에서 함부로 잘라내는 인연이라면 믿음의 쇠락은 무서움일지도 몰라, 마음의 빛바램은 운명이지만 햇볕을 달라거나 비를 멈추게 할 순 없어, 미세한 세포까지 길들여진 처음 그것처럼 조율되지 않는 생존의 각도를 예약하고, 온 몸 흔들어보는 거야 입술에 경련이 나도록
어리석은 탕아처럼 바람의 알레르기를 일으키진 마!
어울리지 않는 짓은 너무 슬퍼,
되돌리지 않는 메아리의 숨죽임도 떠날 때 공허함 다가올 땐 모르지 말없이 왔다 가고 다시 오는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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