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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숙 시인 / 꽃 터진다, 도망가자!
대모산 비탈진 텃밭 산수유 꽃망울 터뜨렸다 잡초처럼 버려져 비비 꼬여있는 땅 넓어졌다, 갑자기 넓어보였다
땅은 알 수 없는 곳에서 산비탈 돌작밭까지 들썩, 들썩, 몸을 풀더니
밭을 간다 삽을 꽂아 흙을 뒤집어 고개 박아 옹이진 돌들, 겨울동안 켜켜로 쌓여, 얼어 딱딱해진 몸, 풀어 달래면서 땅을 갈아엎는다
밭고랑 사이로 햇살이 지나간다 봄비 오다, 말다, 두엄더미를 헤치다말고 다시, 봄이야, 기집애야, 내 흔들렸던 유년까지 꽃 터진다,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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