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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 시인 / 지붕
<북한산 자락에서 내려다 본 “1950년대 성북구 정능2동(城北區 貞陵 二洞)의 평화로운 모습”> 이란 글귀가 있는 빛 바랜 사진 한 장
빨강, 파랑, 노랑, 하이얀 지붕들이 아주 정겨운데 유독히 눈에 띄는 한 모퉁이, 이상하게도 그 쪽 동네 아이들은 잠을 잘 때 엎어서만 자는지 게딱지같은 동그마한 초가들이 하나같이 납작납작 엎드려 있었다. 해서 뾰족지붕아래 사는 아이들이라고 성격이 모났다고 하지는 말 일 때로는 들고양이의 지름길, 다급해진 밤손님들의 유일한 피난처가 되기도 하는 이것들 맙소사! 이른 아침 출근길에 집 앞을 나서니 지붕아래 빗물받이 홈-통 속으로 얼마나 엄청난 양의 빗물들이 콸콸 쏟아져 내리던지, 갓 지난 새벽, 천둥번개와 함께 그렇게도 사나운 비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잠 든 아이들 고운 꿈결 흩지 않으려고 이리도 곱게 그것들을 받아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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