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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오대교 시인 / 태몽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25.

오대교 시인 / 태몽

 

 

정월 대보름날 꿈을 꿨단다

큰 달이 떠올라 천지가 밝은데

누렁 뿌사리가 사립문을 밀더라

냉큼 치마폭으로 감싸 버렸지

깔갯짚을 들고 외양간으로 가다 깼어

옆집 순녀 어매가 팔라고 할까 봐

여태껏 입에다 잉어자물통을 물리고 살았어

순녀가 아직 깜깜무소식이거든

건넌방에서 주무시던 아버지

코 고는 소리가 갑자기 졸아들고

이놈 나한테도 와봐라

코뚜레를 꿰어 버릴 거야

내가 소처럼 웃으며 말하자

시집간 지 이 년 만에 친정에 온 누나는

목이 마르다며 숭늉만 마셔대고

구들장은 펄펄 끓고

눈은 펄펄 내리고

 

* 뿌사리 : 황소의 전라도 사투리

 

 


 

오대교 시인

1952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젊은 시절, 시에 몰두했지만 오랫동안 문학을 떠나 살다가 2009년 계간《시와사람》을 통해 문단에 데뷔. 현재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에 재직. 시집 『윽신윽신 뛰어나 보세』,『새물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