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교 시인 / 태몽
정월 대보름날 꿈을 꿨단다 큰 달이 떠올라 천지가 밝은데 누렁 뿌사리가 사립문을 밀더라 냉큼 치마폭으로 감싸 버렸지 깔갯짚을 들고 외양간으로 가다 깼어 옆집 순녀 어매가 팔라고 할까 봐 여태껏 입에다 잉어자물통을 물리고 살았어 순녀가 아직 깜깜무소식이거든 건넌방에서 주무시던 아버지 코 고는 소리가 갑자기 졸아들고 이놈 나한테도 와봐라 코뚜레를 꿰어 버릴 거야 내가 소처럼 웃으며 말하자 시집간 지 이 년 만에 친정에 온 누나는 목이 마르다며 숭늉만 마셔대고 구들장은 펄펄 끓고 눈은 펄펄 내리고
* 뿌사리 : 황소의 전라도 사투리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네잎 시인 / 살얼음 외 2편 (0) | 2021.07.26 |
|---|---|
| 강기원 시인 / 무화과를 먹는 밤 외 2편 (0) | 2021.07.26 |
| 여성민 시인 / 브라운 외 1편 (0) | 2021.07.25 |
| 양소은 시인 / 비켜주다 (0) | 2021.07.25 |
| 안명옥 시인 / 봄 외 1편 (0) | 2021.07.2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