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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배 시인 / 소생의 아침
나의 하루는 당신이 보낸 시로 시작된다
몇 줄의 짧은 문장으로 말문이 트이고 심장이 뛰고 정신의 동산에 해가 떠
지리멸렬한 生의 욕구들이 꽃처럼 핀다.
구연배 시인 / 숲, 맨 처음의 바다
어둠이 걷히는 새벽 숲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갓 피어난 나뭇잎들이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푸름 창밖은 벌써 깊이를 감춘 녹음이 처마 밑까지 차오르고 있다
바다 이전의 바다 숲으로 헤엄쳐 간다
숲에서는 모두가 맨발이다 나무나 새 다람쥐 안개나 바람 산을 넘어가는 달까지도 맨발이다
신발을 벗고 흙을 밟는다 간지럽고 따뜻하다 흙이 살아 있음으로 부드럽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문득, 흙속에 묻혀 녹음을 밀어 올리는 뿌리처럼 숲에 묻혀 나만의 바다를 밀어 올리는 시인이 되고 싶다, 고 생각한다
고여 있거나 낡은 것이라고는 없는 숲 집에 돌아오는 길은 온통 익사해도 좋을 바다 녹음이었다.
구연배 시인 / 눈뜨는 아픔
내 눈 속에 들어와 내 눈동자를 씻는 그대여 당신의 눈빛만큼 나는 투명해지고 내 영혼 속에 들어와
핏물 고이는 그리움이여 기다림으로 나는 날마다 뜨겁다
그리움이란 내 안에 네가 눈뜨는 아픔.
내 가슴에 물꼬를 트고 강물처럼 흘러드는 노래여 당신의 음성을 듣는 귀 맑은 새가 되고 먼 기억의 잠 속으로 들어와
영원을 잣아 올리는 꿈이여 당신의 손길로 열리는 새벽은 언제나 눈부시다
사랑이란 네 안에 내가 눈뜨는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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