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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잎 시인 / 거짓말, 혹은
숲을 전개해 나간다*
바람의 빽빽한 오해 속에서 우리는 오늘 연한 녹색이고 싶어
서로에게 묶인 연리지를 풀고 각자의 이몽異夢을 탕진하며
갈림길에서 당신은 산란한 알을 쥐어주듯 예감 하나를 건네주는데
나는 일부러 못 들은 척 뜻은 날려 보내고 소리만 품는다
왼발 오른발 경쾌한 리듬 속에 수많은 우리들이 증발하고
너무나 가벼워 날개가 빠져나올 것 같다 요정의 기분이란 이런 걸까
다리를 휘감는 화사에도 놀라지 않고 검붉은 산딸기가 은밀하게 농담해도 유쾌해진다
왼발 오른발 목적지에 다다른다 품었던 소리를 확인하는데
깨져있다, 흘러내리는 건 곯아터진 거짓말이 아니라 내 자신
숲이 완성된다
* 이수명의 시에서 차용.
김네잎 시인 / 블랙스완
객석에 앉아 내가 보고 있는 건 어쩌면 내 발끝
얘야, 무릎을 구부려라 누가 두 번째 백조인지 질문하지 마렴 감촉과 촉감처럼 어감의 차이를 알려 하지 말고 최후의 나머지로만 남을까 봐 전전긍긍하지 마라
생생한
마주르카 춤곡과 네거리에서 멈추지 않던 질주와 서늘했던 아스팔트의 고집이 내 발목을 친친 휘감는데 엄습하는 환상통, 마치 발가락이 있는 것처럼
무희들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탄성 고요한 도약
나는 여전히 꿈속에서 발레화를 벗지 못하는데
내가 산 꽃다발을 내가 안고 빈 발끝을 세워본다 무대 위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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