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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효범 시인 / 나무를 껴안다

by 파스칼바이런 2021. 8. 4.

이효범 시인 / 나무를 껴안다

 

 

가을 날 빈 들판을 지나

잎이 다 진 늙은 나무에게로 간다

 

나무는 아프리카 수도원의 수녀처럼

거기 서서 평생을 기도하고 있다

 

나무가 수줍게 인사한다

나는 부끄럽게도 빈손이다

 

‘나무야, 너는 전생의 나인 것 같다.’

 

나는 용기를 내어 나무를 껴안는다

마음 속 그 사람처럼 따뜻해진다

 

 


 

 

이효범 시인

1953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 서강대학교 철학과.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 받음, 1995년《심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아내가 있는 풍경』, 『때가 되어 별이 내게 오고』, 『나무를 껴안다』『오래된 오늘』이 있음. 현재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