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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세헌 시인 / 길마가지꽃
온통 마른 흙과 마른 가지뿐인 정원에 봄의 전령이라는 길마가지꽃이 피었다. 흰바탕에 연노랑 꽃이 상서롭다. 향기로운 꽃향기 때문에 산길 가는 사람의 발길을 잡는다고 하여 길마기 나무라는 이름도 있다. 길마가지나무 이름은 열매가 길마와 닮아 부쳐졌다고 한다. 길마는 소나 말에 짐을 싣기 위한 기구이며 호남지방에서는 질마라고 한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질마재 신화"라는 시집이 있다. 질마재는 서정주 시인의 고향인 전북 고창, 소요산 자락에 있다는 고개 이름이란다.
길마가지나무 옆에 산수유가 빼꼼히 꽃봉오리를 들어
gentle sweet rain을 맞으며 꽃실눈을 뜨고 있는 새벽이다.
송세헌 시인 / 인력시장(人力市場)
어둠이 추위보다 깡깡한 새벽 밤새 주인을 기다리던 어시장 생선같은 눈들이 번뜩인다 집어등 불빛 아래
어둠을 헤쳐온 눈들이 고여있다 등 떠미는 가난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깜깜한 수면 위를 뛰어 오르는 물고기들 눈대중으로 담아 허기진 근력이 팔리고 있다
어둠은 동공으로 심지타듯 타들어가며 공치는 날은 새는데 야광으로 빛나던 절박의 혼들 갈 데 없이 잿빛 눈빛으로 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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