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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내 시인 / 바다 호텔
바닷물이 가슴속까지 들이치는 그림보다 예쁜 방에 여장을 푼다 바다 쪽으로 귀를 열고 짠 내를 맡는다 밤이 되자 까맣게 소등을 한 채 바다는 잠들지 못했다 쏴∼아 쏴∼아 저 퍼런 가슴에도 대못 하나 박혔나보다 굼실굼실 몇 겹의 하얀 뱀들이 똬리를 푼 채 처연한 울음을 끌고 내 안으로 쳐들어오고 쳐들어온다
낸들 어쩌라고 오죽해서 바다 호텔까지 왔을라고
임솔내 시인 / 하이바이, 19
섬처럼 사느라 엄마를 내다버린 곳에 가지 못했다 허연 칠순의 아들이 구순의 어미를 음압병동으로 옮기는 걸 멀리서 바라만 보는 모습 티브에 뜬다
꿈처럼 자꾸 도망가라 멀어져라 혼밥으로도 이미 아득해졌을 길 헤지고 굽어진 길 어귀에서 서로 기다릴 텐데
눈에서조차 멀어지면 어쩌자고 꽃은 자꾸 떠서 지고 있는데
이제 가야지 엄마 버린 곳
-《미당문학》 2021년 상반기
임솔내 시인 / 시인(詩人)
불꽃처럼 살다 가슴팍에 번개 한 번 맞고 재가 되다
폭염같은 열정을 주장하다 제 사랑에 갇혀 비릿한 슬픔으로 폭삭 식어 내리다
목숨을 잠시 부려 두고 잘난척 세상을 쏘아보다
피를 데우면서 재가 되는일 가난한 떠돌이 이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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