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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야 시인 / 물고기자리
나는 눈물이 싫어 물고기가 되었네 폐부를 찌른들 범람할 수 없으니 슬픔의 거친 풍랑도 날 삼키지 못하리
달빛이 은화처럼 잘랑대는 가을밤 몸에 별이 돋아 날아오르는 물고기 거꾸로 박힌 비늘도 노櫓 되어 젓는
숨이 되는 물방울…… 숨어 울기 좋은 방…… 물고기는 눈멀어 물을 본 적이 없네 그래야 흐를 수 있지 그렇게 날 수 있지
생은 고해苦海라든가 마음이 쉬 밀물지는 내가 물고기였던 증거는 넘치지만, 슬픔에 익사 않으려면 자주 울어야 했네
시집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서울셀렉션, 2021) 중에서
류미야 시인 / 그리운 오지(奧地)
5G 시대에 오지奧地는 사라졌다 신전이 도굴되고 땅이 정복되는 동안 활과 활자 사이로 번성하는 폐허, 살 같은 날은 흘러 길은 지하로 스미고 지도가 정교할수록 꿈은 희미해졌다 관광객 나르느라 과로사한 낙타와 인간을 무동태우다 녹아내린 만년설은 셀카의 배경으로나 세계에 타전되고 그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시궁 뒤편, 궁핍의 민낯은 늘 도색塗色으로 덮였다 불면의 도시에 출몰하는 신기루, 영롱한 빛의 궁륭 홀로그램 그늘에는 고독사한 심장과 몰래 버려진 개들, 렌즈 속에만 사는 야생화, 두메로 가 죽는 별……
야만을 벗어날수록 인간에서 멀어진,
시집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서울셀렉션, 202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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