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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문인선 시인 / 활화산(活火山)과 바다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9. 3.

문인선 시인 / 활화산(活火山)과 바다

-하와이 용암분출을 보고

 

 

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말라

안으로 안으로

태우고 삭이고 삭이고 태우고 또 삭여도

억만년

더 이상 삭이지 못해

깊고 깊은 붉은 심장을

표효하며 열어젖힌다

오수를 즐기던 신(神)도 풍비박산

놀란 태양도 허공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경기를 일으킨다

미루나무 참새소리 통째로 타버렸다

지구를 다 태우고 달굴 이 뜨거움

이리떼보다 더 무서운 불성이

스스로도 주체못해

마침내 절망처럼 바다로 뛰어든다

네 품에서 한낮 돌멩이가 되어도 좋다는 듯

한 많은 사랑은 정녕

목숨마저 바쳐야 하는가

부지불식간에 화상을 입은 바다

화끈거리는 살 깊은 가슴을

감추려는 듯

몸을 크게 뒤척거린다

 

사랑이 죄냐고

퍼질러 앉아 울지도 못하고

 

 


 

 

문인선 시인 / 봄

 

 

온새미로 성실한 저 태양

겨우내 군불을 지폈나 보다

눈 녹는 소리

 

적막한 세상을 깨우는 풀 냄새

새싹들은 여린 손을 들어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추운 겨울을 웅크렸던 비

연둣빛 드럼을 치고

 

나는 위태롭다

자꾸

나비 같은 바람이고 싶어

안달을 한다

 

 


 

문인선 시인

경남 하동 출생. 시낭송가, 문학평론가, 1997년 《시대문학》 등단. 경성대학교 평생교육원시창작, 낭송아카데미 주임교수. 경성대 국문학과 외래교수. 한국문인협회중앙위원, 국제펜회원 등. 『사랑 하나 배달되어오다』 『천리향』 『그래도 우담바라는 핀다』『날개 돋다』 『애인이 생겼다』 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