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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은영 시인 / 친구가 그리운 날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9. 3.

고은영 시인 / 친구가 그리운 날

 

 

가슴이 얼어있던 어느 날엔

버려진 햇살 한 줌도

소중해서 목이 메인다

 

바람 한 올 가슴에 내려도

온 몸에 비늘이 돋고

언 가슴 녹아 흐르는 눈물같은 비

 

그리움의 씨앗이 자라

내 키보다 더 훌쩍 커버린 지금

 

한 마디에 말보다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 줄

친구가 그립고

 

아픈 가슴 쓸어내릴 때

옆에 서서 그냥 묵묵히 바라보아 줄

친구가 더 그립다

 

세월이 가고 오는 동안에도

세상의 형편과 타협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

 

변함없는 미소 한 자락

띄울 수 있는 그리움의 친구는

더욱 절실하다

 

 


 

 

고은영 시인 / 8월처럼 살고 싶다네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고은영(宵火) 시인(서양화가, 수필가)

1956년 제주도 남제주군 출생. 아호 소화(宵火=밤의 불꽃이란 뜻). 서양화가, 시인, 수필가이면서 여러 군데에서 문학상을 받음. 월간 신춘문예, 한울 문학, 시사문단 시 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한울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문학 넷 작가 동인, 한국 수필가협회회원, 세계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휴먼메신협회회원, 국제화우회회원, 그린아트 회원. 대한민국 여성 공모 다수 입상. 대한민국 수채화 대전 다수 입상, 아시아연합 전, 홍콩작가 교류전 등 그리고 시화집 <그리움이 어두워질 때까지> 을 펴냄. 뉴스서울 연작 시 연재중. 아름다운 가정 고은영 시와 갤러리 연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