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영 시인 / 친구가 그리운 날
가슴이 얼어있던 어느 날엔 버려진 햇살 한 줌도 소중해서 목이 메인다
바람 한 올 가슴에 내려도 온 몸에 비늘이 돋고 언 가슴 녹아 흐르는 눈물같은 비
그리움의 씨앗이 자라 내 키보다 더 훌쩍 커버린 지금
한 마디에 말보다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 줄 친구가 그립고
아픈 가슴 쓸어내릴 때 옆에 서서 그냥 묵묵히 바라보아 줄 친구가 더 그립다
세월이 가고 오는 동안에도 세상의 형편과 타협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
변함없는 미소 한 자락 띄울 수 있는 그리움의 친구는 더욱 절실하다
고은영 시인 / 8월처럼 살고 싶다네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근석 시인 / 사면 death mask (0) | 2021.09.04 |
|---|---|
| 박라연 시인 / 무화과나무의 꽃 외 4편 (0) | 2021.09.04 |
| 맹문재 시인 / 술 마시는 이유 외 1편 (0) | 2021.09.03 |
| 백소연 시인 / 에코토피아ecotopia* (0) | 2021.09.03 |
| 목필균 시인 / 나를 낮추면 외 1편 (0) | 2021.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