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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시인 / 가수의 꿈
키가 너무 작다고 키득키득 "난쟁이 뭐만하다"고 걸핏하면 동네 어른들 입에 오르내리던 토골댁 둘째 아들 학교도 다니는 둥 마는 둥 농사짓는 데는 저보다 백배 더 중한 소 한 마리 풀 뜯어 먹인다고 몰고 나가더니 아버지 몰래 그 소 팔아 가수의 꿈을 결행했다 비명에 간 배호 노래가 청춘들의 가슴을 저미던 때 라디오 지방방송 음악프로에 간간히 몇 번인가 흘러나오더니 소 풀 뜯어먹는 소리로 부르던 애잔한 노래도 막 잊혀져갈 무렵 아침마다 더운 김이 피어오르던 외양간에는 들일 나가야 하는 소는 보이지 않고 그 소와 맞바꾼 노래조차 종적을 감추었다
정원도 시인 / 야간정비
쇠를 갈아낸다는 것은 누군가의 살을 아프게 갈아내는 일
마멸된 쇠의 파편들이 스스로 몸을 갈아 어둠을 밝히다가 명멸하는 찰나의 개화가 고속으로 돌아가는 연마기 날 끝에서 피어난다
날려 보낸 입자들이 일제히 세찬 바람에 되살아나 시린 꽃이 되어 스러지는 야간노동 심야의 허공을 갈아내듯 두 눈 부릅뜬 연마가 계속되면
나도 저같이 아름다운 불꽃으로 돌진해가는 당신의 따스한 별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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