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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성 시인 / 연날리기
아이 연줄에 하늘을 실으면서 알았다 바람 없이 날 수 없다는 걸 무거우면 띄울 수 없다는 걸 위로 위로 향할 때만 살아 날 수 있다는 걸
얼레를 돌리면서 알았다 연줄을 서서히 당겨 줄 때 바람이 가볍게 받쳐 줄 때 하늘 높이 오를 수 있다는 걸
연줄을 당기면서 알았다 원하는 데로 날려 보내려면 팽팽한 손목의 질긴 줄을 천천히 풀어야 한다는 걸
마해성 시인 / 마지막 술잔
그놈 엄청 고생만 하다 갔다 김가가 내뱉는다 아니어 한땐 잘 나갔어 강남에서 이가가 받는다 그러면 뭘 해 육십도 안됐는데 박가가 중얼거린다 그리고 침묵 자 술이나 푸자 잘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더라 정가가 소주잔을 든다 먹먹한 가슴에 켜켜이 쌓이는 다정한 목탁소리 검은 테 안에서 붉으스레 익어가던 얼굴 갑자기 술잔을 건넨다 하얀 너털웃음을 뿌리며
마해성 시인 / 어머니께 올리는 기도
어머니 비단결 실바람에 라일락 향기 그윽한 오월입니다.
폭풍우 휘돌아 온 산하 출렁대도 우아한 자태와 눈부신 침묵으로 신록의 계절 열어주는 당신께
기나긴 밤 저려오는 아픔들 동트는 새벽 빛살에 모아 은백색 꽃불을 밝힙니다.
어머니, 당신은 겹겹이 스며든 어둠 뒤로 욕망의 물살 드높을 때 바다 보다 넉넉한 사랑으로 암흑을 밀어내며 비틀대는 삶을 붙잡아 줍니다.
어머니, 당신은 베들레헴의 겸손으로 가나안의 온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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