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순영 시인 / 갇힌 바다
은빛 백사장엔 하늘이 내려와 노닐고 바다는 해저 밑바닥에서 소용돌이칠 뿐 에메랄드빛 바다위에 떠있는 숟가락만한 섬 그 섬에 다가가는 길은 없다 긴 세월 파도가 되어 파랗게 밀려갔다 부서지는 섬에 갈 수 있는 길은 난파된 배에 실려 침몰해 버렸다 어디에도 그 섬에 갈 수 있는 배는 없다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이 영혼에 길을 내고 모래밭 끝은 저 하늘 끝 가장자리에 닿아있다 구름도 가고 달도 별도 가고 가는 길 그를 향해 달려가는 별빛 따다 동굴 속에 차곡차곡 쟁여두고 바다에서 하늘 끝까지 릴레이 보성 차밭처럼 릴레이... ‘이사도라’ 선율에 나를 푸욱 담가놓고 둘러싼 바다는 출렁출렁 파도에 깎여 옥이 된 섬엔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팽이갈매기들 울음소리가 파도를 탄다 모래는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처럼 바탕색이 되어주고 창밖에는 달빛이 바닷물을 어루만지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흐르지 않는 밤마다 하트가 하트와 마주서서 한참 바라보다가 호흡이 멈춰버린 듯 하늘이 내려앉은 듯 깨진 영혼의 조각들이 부서진 시간을 더듬는
웹진 『시인광장』 2021년 6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솔 시인 / 숨 외 2편 (0) | 2021.09.13 |
|---|---|
| 박우담 시인 / 카프카의 개 외 2편 (0) | 2021.09.13 |
| 신구자 시인 / 저 소나무 외 9편 (0) | 2021.09.12 |
| 강해림 시인 / 그냥 한번 불러보는 외 4편 (0) | 2021.09.12 |
| 신덕룡 시인 / 풋잠에 들다 외 2편 (0) | 2021.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