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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호(禹原浩) 시인 / 백두산(白頭山) 1 ㅡ한민족의 성지聖地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그의 삶을 지탱하던 심장의 고동소리 멈춰지면, 이승서의 생을 그리 마감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기나긴 세월을 그와 함께 했던, 그리고 그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오만가지 동물들 가운데 늘 자긍심 잃지 않고 당당하게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 살아가게 했던
그 모든 만물들과 인연들과 모두 한꺼번에 이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그 너른 품안으로 사시사철 포근하게 감싸주던 우주宇宙와도 그의 삶과 삶의 행로에서 때론 황량했던 황무지와 한치 앞도 안보이게 모래바람 드세게 몰아치던 열사의 사막 길과, 때론 거세게 폭풍우와 눈보라가 몰아치던 망망대해 암흑 같은 항해 길을 방향 잃고 헤메었을 때, 그때마다 나침반이 되어 동반자가 되어 그의 참된 친구로서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던, 저 하늘의 태양과 달과 그리고 아름답게 반짝이며 무수하게 빛나던 별들과도 모두 한꺼번에 이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탯속에서 만났었던 자신의 조상들과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태어나서 만난 형제들과 자매들 그리고 살아가며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과 또한 동물들과
그리고 그가 만진 모든 사물들과 그가 듣던 모든 소리들과 그가 다닌 모교들과 눈에 익은 모든 곳들과도
그리고 그가 지구상에 남긴 숱한 순간순간 흔적들과 발자취들
모두 한꺼번에 이별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그가 매일같이 꿈꿔왔던 모든 이상들과 오래도록 늘상 품어왔던 그의 원대했던 야망까지
한순간에 모두 잃고 작별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였다가 사라지는 신기루와 같습니다
네로의 로마제국, 피사로가 멸망시킨 잉카제국 진시왕이 중국을 통일시킨 진나라와 유럽까지 침략하여 대제국을 건설했던 징기스칸 후예들의 몽고국과 한때 북만주 일대까지 지배하며 호령했던 광개토대왕의 고구려와 한강 이북까지 영토를 넓혔었던 근초고왕의 백제,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켜 3국을 통일했던 29대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통치했던 신라, 후고구려 임금이던 폭군 궁예를 몰아내고 태조 왕건이 세운 고려, 그리고 고려 장수 이성계가 쿠테타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던 조선 처럼 지금까지 인간들이 지구상에 세웠었던 수많었던 나라들과 고대도시 트로이나 페트라와 같은 수많은 도시들이 구름처럼 바람처럼 마치 신기루와 같이 역사 속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동아시아 대륙의 동북 쪽에 한반도의 최북단에 위치하며 함경남도 해산군과 함경북도 무산군을 경계로 해발 2,744 미터 높이로 장엄하게 우뚝 솟아 있고 최고봉인 장군봉과 그 아래로 사자처럼 생긴 망천후,백운봉과 청서 봉과 같은 높고 낮은 준봉들이 아름다이 펼치는 풍경, 그 풍경마다마다
아아! 실로 너무나도 장관입니다그려 아아! 실로 너무나도 절경입니다그려
대화가인 안견이나 정선이나 김홍도도 산윤복도 장승업도 이 세상의 어느 화가라도 수이 흉내낼 수 없는 풍경이지 아니한가?
다달이 계절별로 달라지는 열두 폭의 병풍 속의 그림으로
아아! 너무나도 아름다이 아아! 너무나도 신비로이
신선神仙들이 그려내어
그 누구라도 찬탄하는 볼 때마다 감동하는
산山, 저 백두산은
반만 년이 지나도록 한민족의 조상들과 그 후예들이 겨레의 영산靈山으로 한결같이 추앙하고 찬양하는
아아! 사시사철 아름다운 아아! 너무나도 아름다운
아아! 저 산山, 백두산은
세월이 흘러 흘러 동해물이 마른다고 해도 또다시 흘러 흘러 억겁만큼 흐른다고 해도
영원불멸永遠不滅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민족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한겨레의 표상으로
영원불변永遠不變 이어져갈 것입니다
아아! 사시사철 숭고하고 아아! 사시사철 경이로운
바로 저기 저 산山! 백두산은
영원불변永遠不變 한민족의 시원始原입니다 영원불멸永遠不滅 한민족의 성지聖地입니다
계간 『시작』 2021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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