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노 시인 / 빅토르 최, 그 늙은 꿈
내 마음에 초대해 놓은 빅토르 최를 아나요 내 가슴에 왔으므로 불멸의 락 가수인 빅토르 최 빅트로 최가 부르는 락을 들어보셨나요. 믿거나 말거나 비틀즈보다 더 음악성이 뛰어났다는 그의 락 세계 그가 기타줄을 튜닝 할 때 숙인 고개의 아름다움 러시아의 전설적인 락커, 고려인 후손이었던 빅토르 나뭇잎 뚝뚝 떨어지는 새파란 하늘 아래서 빅토르 최의 락은 가을을 호령하고 지휘하는 수사슴 외침 같아 내 무의미한 날을 빅토르 최의 락과 반죽을 하기도 해 빅토르 최를 알고 빅토르 최의 락을 듣기나 했나요. 러시아 젊은이의 저항을 대변하던 빅토르 최의 락 공산주의 하에서 자유를 갈망한 러시아 젊은이들의 절규 혈액형이란 노래 “소매위에 새겨진 혈액형, 소매위에 새겨진 군번, 전투에서 행운을 빌어줘, 이 풀밭에 쓰러지지 않기를 내게 행운을 빌어줘” 라는 빅트로 최의 노래, 불멸의 락 빅토르 최의 락을 듣자. 그의 음악을 들으면 그가 가슴에서 기적처럼 락으로 부활해, 미친 듯 머리카락 나부끼며 백의민족의 뜨거운 피가, 호랑이의 용맹함이 찾아와 종일 내 마음에 있는 빅토르 최, 그의 불같은 락
이제 빅토로의 최의 시절로 달려가고 싶어 후진하다보면 덜 익고 떫은 그 시절 입구가 보일 것 같아 가슴에는 빅토르 최를 향한 그리움 무청처럼 돋아나 비 포장된 세월, 비 포장된 길이라 끝없이 흔들리고 후진이지만 과속이라 자칫 빅토로 최의 시절을 지나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면 자욱하게 내리던 비도 그칠 것이고 이것이 오래된 내 희망이고 늙은 기다림 만약 이루어질 수 없더라도 꿈속에 빅코로 최의 시절이 오면 뼛속까지 전이되는 빅토르 최의 락으로 내 생이 말기에 이르러도 좋다. 그것이 내 숙원이고 늙은 꿈
계간 『리토피아』 2021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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