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형만 시인 /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 모두의 집인 이 푸른 지구에서 형제, 자매들이 코로나로 고통 받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
이웃이 이웃을 경계하고 서로의 만남을 두려워하며 살면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등 돌려 미움의 칼을 가는 것 그것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 이 시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세상에서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것은 너와 나 서로 토닥여주는 위로와 평화다. 별 같은, 꽃 같은, 희망이다. 사랑이다.
허형만 시인 / 행복
지리산에 오르는 자는 안다 천왕봉에 올라서는 천왕봉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천왕봉을 보려거든 제석봉이나 중봉에서만 또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매한가지여서 오늘도 나는 모든 중심에서 한발 물러서 순해진 귀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행복해 하고 있다.
허형만 시인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르지 읽고 쓰는 것이다. 사르트르가 "시인은 언어의 바깥에 있다"고 말했지만 순간순간이 신비롭고 놀랍기만 한 시간의 무늬 속에서 불량쇼처럼 시 쓰기의 실천은 또 얼마나 고독한 일인가.
계간 『시와 산문』 2021년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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